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박쥐 스포일러 주의. 영알못 주의. 기독교알못 주의. 아끼고 아껴서 볼 예정이던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 중 하나인 [박쥐]를 드디어 넷플릭스에서 꺼냈다. 이 영화를 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.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만 명작이라는 평을 받기도 하고 박찬욱 스스로가 가장 잘 만든 영화라고 말해서 그런지 왠지 제대로 각 잡고 앉아서 봐야할 것 같았다. 그리고 영화를 다 본 소감은... 정말 이게 박찬욱 최고의 영화인가?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 난 후에 처음에 떠오른 감상은 “생각보다 노잼이네" 였다. 가장 마지막으로 봤던 박찬욱의 영화가 [아가씨]였는데 감독의 특징과 대중성을 어느 정도 적절하게 잘 섞어서 그런지 지루하지 않고 꽤 재밌게 봤었다. 하지만 이상하게 [박쥐]는 [아가씨]를 봤을 때처럼 아 재밌다, 라..
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 유튜브와 게임으로 뇌가 퇴화하는 기분이 들어 오랜만에 책을 꺼내 들었다. 텍스트를 읽어 마음의 안정을 찾고, 엉망진창이 된 어휘력과 독해력을 상승시키기 위해 선택한 책이 결국 추리소설인 걸 보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한 다른 선택지로 책을 고른 것 같지만, 어쨌든 독서라는 행위가 모니터를 쳐다보는 것보단 훨씬 낫다고 자기합리화를 했다. [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]은 클로즈드 서클을 다룬 본격 미스터리다. 본격 미스터리라고 나온 추리소설을 몇 번 읽어봤지만 이 책만큼 독자에게 친절한 소설은 처음이었다. 챕터별 서두에서 작가는 독자를 향한 힌트들을 아낌없이 던져준다. 그래서 숨겨진 복선은 어떤 걸지, 평면도가 왜 중요한지 등 소설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나름대로 추리를 할 수 있었다. 책을 끝까지 다 읽은 후..
winter의 자몽쥬스 주말 동안 오랜만에 웹 소설을 읽었다. 패드나 핸드폰으로 읽으면 눈이 아파서 웹 소설은 잘 안 읽는 편인데, 오랜만에 머리 비우고 볼 수 있는 가벼운 소설들을 보고 싶어서 검색을 통해 BL 소설 세 작품을 엄선했다. 하나는 제목만 들어서는 대체 무슨 내용인지 감도 안 잡히는 중국 BL 소설 [인사반파자구계통], 두 번째는 스포츠 물에, 그것도 야구라면 환장하는 데 내용도 짧아서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고른 [와일드 피치], 마지막은 롤 프로게이머 얘기를 다룬 [winter의 자몽쥬스]였다. 두 작품은 기회가 되면 다음 기회에... 특히 [인사반파자구계통]은 시스템 창이 등장하는 소설은 기피하는데 꽤 재밌었다. [winter의 자몽쥬스]. 제목만 봤을 때 대체 이게 뭐람…? 싶었는데 프로게이머를 다룬..
Cyberpunk 2077 나의 씹덕 생활의 큰 줄기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게임이다. 슈퍼패미컴이 나의 첫 콘솔이었는데 그때는 어려서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했다. 가족들이 하는 걸 손가락 빨면서 구경하기만 했다. 슈퍼패미컴 게임 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건 [슈퍼마리오 RPG] 였다. 당시 영어로 정발되어서 무슨 스토리인지, 어떻게 게임을 진행해야되는지도 몰랐는데 그냥 거기에 나온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게 너무 좋았다. 나 대신 플레이하던 가족이 다른 게임을 하려고 하면 [슈퍼마리오 RPG] 해주면 안 되냐고 졸랐을 정도였으니까… 결국 영어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먼지 쌓인 슈퍼패미컴을 다시 꺼내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해서 엔딩까지 봤다. 지금도 재밌게 한 RPG를 얘기하려고 하면 이게 먼저 생각난다. 잡몹 처리할..
경이로운 소문 1.1-1.2 내가 덕질할 때 환장하는 장르가 몇 개 있는데, 하나는 [비밀의 숲]과 같은 스릴러(?)/추리물, 다른 하나는 퇴마물이다. 옛날 옛적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[퇴마록]과 모 아이돌 그룹의 유명한 팬픽을 통해 퇴마/엑소시즘이라는 장르를 처음 접했었는데 그 이후로 퇴마는 아주 살짝 양념만 친 정도라고 해도 헐레벌떡 찾아 읽는 몸이 되어버렸다. 그래서 한동안 [슈퍼내추럴]은 나의 최애 드라마였고, [콘스탄틴] 영화를 보고 원작인 [헬 블레이저] 그래픽 노블을 구해 형편없는 영어 실력으로 겨우 읽기도 했었다. 비록 [콘스탄틴] 드라마 시리즈가 나온다고 했을 때 설레는 마음으로 1화를 봤다가 그 이후로는 쳐다보지도 않았던 슬픈 과거가 있지만… 모른 척 할테니 존나 다크하고 어두운 걸로 다시 한번 시리즈 만들어주면..